누군가에게 '당신의 이상형은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보통 외모적 특성이나 성격, 분위기 등으로 이상형을 설명한다. 혹은 특정 연예인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상형이 없다거나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상형에 대해 관심이 없었거나 찾기 어려워하는 이들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상형 월드컵을 통해 이상형을 찾기도 한다. 이상형 월드컵이란 유명한 두 연예인을 비교해 가며, 둘 중 조금 더 끌리는 한 명을 남기며 토너먼트 형태로 이상형을 찾아 나가는 방식의 게임이다. 두 연예인을 비교하며 한 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어쨌든 조금 더 끌리는 이를 선택하게 되면 마지막엔 자신의 이상형을 찾게 된다. 주어진 선택지에서 최고를 찾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치관'이란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인간이 자기를 포함한 세계나 그 속의 사상(事象)에 대하여 가지는 평가의 근본적 태도'라고 정의되어 있다. 가치관은 다시 말해 타인이 옳고 그름을 평가할 수 없는 한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 기준이라 할 수 있다. 기업 상황에서는 개인 차원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이 가치관을 '핵심 가치'라는 이름으로 설정하고 구성원들과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신임 리더가 부임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일과 관련한 자신의 가치관을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치관은 특정 상황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동일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정작 개인에게 '당신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가치 설정이 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면 관심이 없다거나 가치로 삼을 만한 내용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설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치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 대부분은 가치관 형성은 되어 있지만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누구나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끌리거나 마음에 걸리는 상황을 한 두 번쯤 경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나는 독실한 크리스천인데 부득이한 경우로 상사가 주말 출근을 요청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참 고민이 될 만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생겨나는 감정은 바로 평소 형성된 나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일에 좀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면 종교 행사가 많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상사의 요청이 그렇게 기분 나쁘게 들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교에 좀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면 '종교의 자유도 억압을 한다'며 상사의 요청에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
우리는 가치관을 이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선택지들을 비교하고 고민해 봄으로써 파악해 볼 수 있다. 이상형 월드컵과 같이 극단적인 두 가지 선택지를 비교해가면서 말이다. 이러한 과정은 본인의 가치관을 인식할 수 있게 해 주며, 이러한 과정 자체는 왜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를 명확히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갈등은 나와 상대방의 가치관이 충돌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가치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가치관이 충돌하는 횟수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인식하는 것이다. 리더는 부하직원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관심을 가지고, 부하직원도 리더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가치관 충돌을 예방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치관 충돌 예방을 위해 그 다음 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언급한 극단적 상황 즉, 독실한 크리스천 부하 직원에게 주말 출근 요청을 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예방하려는 노력이다. 주말 출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하는 노력. 그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정말 피치 못하게 발생한 상황이라면 부하직원에게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보려는 노력. 이러한 노력들이 조직 내 갈등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가치관을 깨닫고 공유하는 것은 조직을 한 방향으로 결집시키고 갈등을 최소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글 : 지식디자이너 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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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컨설턴트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약 14년간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기업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업무를 하였으며, 중앙대학교에서 HRD 석사과정을 마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2019년 부터 지식디자인이라는 1인 기업을 운영하며 HRD와 관련한 컨설팅과 강의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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