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콘텐츠 제작을 위해, 혹은 오프라인 수업에서 만난 일부 교수자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수업이나 강의를 진행하는 데 중요하지만 놓치고 가는 한 가지 요소가 있다. 바로 ‘라포 형성’이다. ‘라포’는 공감대 형성, 친밀한 관계 혹은 상호신뢰 관계 등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날 때 그들 사이에 나름 긍정적인 의미가 있고, 긴밀하고 조화로운 관계가 형성될 때 우리는 ‘라포가 형성되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수업상황에서 라포 형성은 수업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특히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나 수업에서는 라포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앞에 서 있는 교수자가 정말 이 수업을 잘 진행할 만한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비판적 태도를 가진 학습자들이 다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저 사람에게 배울 만한 점이 있을까?’, ‘이 내용을 가르칠 만큼 경험이 있는 사람인가?’, ‘수업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가?’와 같은 다양한 잣대로 교수자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학습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첫 단계가 교수자 자신을 드러내는 것. 즉, 교수자를 소개하는 것이다. 라포는 제공자와 대상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수자와 학습자 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제공자는 교수자고 대상자는 학습자다. 제공자 측면의 긍정적인 결과는 신뢰 형성과 전문성 및 자신감 상승 등이 있고, 대상자 측면으로는 제공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향상, 제공자를 향한 충성도 증가 등이 있다. 또한 학습자 간의 라포 형성도 중요하다. 구성주의에 기반한 토론, 토의와 같은 학습자 간 상호작용 활동을 수업에 포함을 시킬 경우 학습자 간의 관계와 유대감이 학습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자에 비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자가 라포 형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면대면으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온라인 수업에서는 라포 형성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업의 효과를 생각한다면 온라인에서도 라포 형성 과정은 필요한 과정이며, 지금부터는 온라인 수업에서 라포 형성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수자는 동영상을 통해 자신을 알려라

온라인 수업은 제작 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영이 될 수 있다. 교수자가 얼굴을 보여주며 수업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동영상 강의 형태일 수도 있고, 교수자 얼굴이 노출되지 않고 성우와 화면 도식을 활용해 수업이 진행되는 영상 강의일 수도 있다. 후자의 수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라도 가능하면 도입은 교수자가 직접 학습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는 영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도입 영상에서는 수업과 관련하여 교수자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릴만한 경력이나 경험들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 가는 것이 좋다. 이때 전문성을 학습자에게 알려야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자화자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자들 간 자신을 소개하고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오프라인 수업에서 교수자는 학습자들의 표정과 반응을 관찰하면서 라포 형성을 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실시간 화상회의 형태의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학습자의 반응을 즉각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이나 카페, 밴드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기소개 게시판을 마련하여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교수자는 학습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수업에 임하는 마음가짐, 수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등 항목들을 정하여 자기소개 게시판에 작성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습자가 스스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해당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업로드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가적으로 다른 학습자의 소개 게시 글에 댓글로 인사나 첫인상, 느낌, 관심사, 궁금한 점 등을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면대면으로 할 수 있는 상호 작용을 댓글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이때 교수자도 댓글 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교수자는 동영상을 통해 학습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소개를 했지만, 라포는 질문과 답변을 서로 하는 과정에서 공통점을 찾고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1. 온라인에서도 자기소개 게시판을 활용하여
학습자 간 소개를 하고 상호작용 하도록 할 수 있다.

 

 

 

 

온라인 수업이건 오프라인 수업이건 초기 라포 형성은 수업의 질을 높이고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공통점을 확인하는 것은 상대방과 교감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상대방이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도가 높을수록, 자신을 오픈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교감을 형성하기 위해 너무 과한 관심을 보이면서, 질문 세례를 퍼붓는 것은, 상대방의 불쾌감을 유발하거나, 당신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러한 라포 형성의 원리를 잘 기억하면서 독자들이 효과 높은 수업을 진행하길 바라본다. 온라인 수업의 경우 비록 사소한 제약사항이 있겠지만 말이다.

 

 

글 : 지식디자이너 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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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컨설턴트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약 14년간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교육과정 교수설계와 교육 운영을 담당하였으며, 현재는 사단법인한국U러닝연합회의 파트너 강사로서 이러닝 교수설계자 양성을 하고 있다. 2019년 기업 교육 컨설팅 회사인 지식디자인을 설립하여 기업 교육과 관련한 컨설팅과 강의를 수행하고 있다.